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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신입 개발자 실력&연봉 & 워라벨 중 우선 순위는?

sosoceo 2022. 3. 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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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글 : 돈을 받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다]

개발자 경력이 2년도 안 되는 신입 개발자의 연봉이 5,000

최근에 이름 있는 IT 기업의 개발자 초봉이 6,000만 원을 넘는다고 하니 5,000만 원이라는 연봉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놀라울 뿐입니다. 연봉 5,000을 받고 있는 위의 개발자는 제 부사수인데 외국인이고, 주 1회 출근에 일의 강도도 높지 않아서 그 친구에게 연봉 5,000도 충분히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의 강도가 높지 않다는 건 개발 경력이 더 많은 제 기준이 아니고, 연봉 5,000만 원을 받고 있는 당사자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조건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건 속해 있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개발을 할 수 있고, 개발 분야에 있던 사람이 저와 그 친구밖에 없기 때문에 개발과 관련된 모든 일이 돈을 받는 개발자들, 즉 저희 둘에 의해 결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연봉 계약도 개발자들에게 주도권을 쥐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저나 그 친구가 연봉 인상을 요구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맞춰줄 수밖에 없고, 실제로 입사 5개월 차에 그 친구는 연봉 인상 요구를 해서 5,000이 된 겁니다. 결국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많고, 개발자는 적기 때문이며, 부차적으로는 회사에서 개발자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제 부사수는 낮은 연차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워라벨을 만끽하고 있는 거고요.

 

http://www.podbbang.com/ch/1780825?e=24290719 

 

쩌는 워라벨과 높은 연봉의 신입 개발자를 보며 (라떼는 말이야... 오늘은 꼰대 멘트 투성입니다)

저도 어쩔 수 없는 꼰대이나 봅니다

www.podbbang.com

 

나도 꼰대인가...

그런데 이 시점에서 저는 왜 그 친구가 걱정이 된 걸까요?

'나는 저 연차 때 그런 조건이 아니었는데...' 하면서 질투를 하는 건가...

 

높은 연봉과 낮은 업무 강도, 주 1회 출근이라는 압도적인 워라벨... 이게 나쁘다는 게 절대 아닙니다. 단지 그 친구가 너무 돈 맛(?)을 일찍 알아 버렸고, 회사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워야 하는데 업무 강도가 낮고, 대표님들조차 그 친구에게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너무 없어서 쉽게쉽게 일을 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개발 역량이 정체될 수 있다는 겁니다. 스트레스받고, 야근하는 건 분명 잘못된 게 맞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신입 개발자들에게는 그 시간이 자신의 역량을 엄청나게 늘려준다는 겁니다. 단순히 노가다한 거고, 잡일이나 한 거라고 말하면서 당사자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웃기게도 그렇게 노가다나 잡일 같은 일을 하면서도 배우는 것들이 있고, 이렇게 배우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편안히 일하면서 배우는 것과 고생하면서 배운 건 질적으로도 다릅니다. 회사에서 스트레스, 압박, 일정에 치여서 한 일들은 실전에서 사용 가능한 것들로 혼자 편안하게 검색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설령 편안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상황에서 바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겁니다. 결국 실력이 되는 건 고생과 시행착오를 통해야 하고, 그런 면에서 회사라는 곳이 개발 역량을 높이기에 가장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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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년이 조금 넘은 신입 개발자가 대표들의 작업 요청에 반사적으로 "안 됩니다."라는 답변부터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창 개발 회사에 다닐 때 사수/경력/프리랜서 개발자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임에도 "그건 어렵습니다."라고 말하는 걸 많이 봤었습니다. 처음에는 왜 그럴까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되었고, 이제는 저도 이해가 됩니다. 회사라는 조직은 일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쉽게 할 수 있다고 답변을 했다가는 일정이나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변수 등으로 인해 다른 일들에도 영향이 가거나 아예 일 자체를 망쳐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회사의 "전체" 일을 잘하기 위해서 새로 들어오는 일들에 대해서는 적정 선에서 끊고, 일정 등을 더 여유 있게 잡으려고 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2년 차 신입 개발자는 업무가 많거나 일정이 타이트한 것도 아닌데 대표님들의 질문과 요청에는 일단 무조건 "할 수 없다", "어렵다", "쉽지 않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의 답변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건 제가 신입 때 선임 개발자들의 그것과는 결이 너무나도 많이 달라 보입니다. 시기를 잘 만난 한 개발자가 연봉과 워라벨은 다 챙기면서 일은 하지 않으려는 모습으로만 보이네요.

 

그렇다고 연봉이 낮아야 하고, 개고생을 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분명 전에는 개발자들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능력과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많은 IT 개발회사에서 높은 연봉만을 개발자들에게 안겨주는 게 아니고 그만큼의 책임과 업무도 준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정도는 저때보다도 훨씬 더 높을 겁니다. 그런데 일부 개발자들은 굳이 높은 연봉에 높은 업무 강도를 선택하지 않고, 적절한 연봉에 훨씬 낮은 업무 강도를 선택하고, 그럴 수 있는 곳이 영세 스타트업 회사입니다. 특히나 개발자나 개발 경험자가 없는 IT 서비스 회사라면 그곳은 개발자가 갑입니다. 개발은 해야 되는데 개발자의 높은 연봉을 맞춰줄 수는 없으니 스타트업 회사 입장에서는 쉽게 개발 인력을 구할 수가 없고 늘 아쉽기 때문입니다. 결국 회사가 개발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주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호시절에 제 부사수는 본인한테 압도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회사에 편히 다니고 있는 겁니다. 경력이 2년도 안 된 개발자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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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 그 친구한테 남는 건 적당한 개발 실력과 돈 뿐일 겁니다. 그 친구의 사수로써 제가 지시하는 일은 문제없이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그 친구의 결정과 선택에 대해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그 친구에게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라고까지 말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대표님들은 제가 그 친구를 회사에 오래 잡아주길 바라고 있지만 그건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신입 2년 차에 대표님들한테 먼저 연봉 조정을 요청하고, 원하는 액수와 숫자 하나 다르지 않게 실제 계약까지 해낸 캐릭터인데 제가 잡는다고 회사에 남겠습니까. 철저하게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사람의 생각을 바꿀 만큼의 매력이나 역량, 입담이 제게는 없습니다. 그리고 저도 개발자이기 때문에 그 친구의 행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단지 그 친구는 회사에서 많은 것을 얻겠지만 개발 역량은 크게 얻지 못할 거라는 점이 아쉬울 뿐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더 좋은 회사로 가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 회사들의 연봉이 더 높기도 하고, 개발적으로 배울 수 있는 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재 이 친구는 개발적으로 욕심도 많기 때문에 규모/체계/뛰어난 개발자들이 있는 회사에 간다면 나중에는 훨씬 좋은 조건으로 계속 개발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잘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지금의 회사에서 혼자 개발하는 데도 전체 개발 일이 되는 겁니다.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저도 개발에 관여했을 수도 있지만 제가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 친구 혼자 할 수 있을 정도의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그 친구가 너무 약아서(?) 워라벨 하나는 전 세계 어디 가도 빠지지 않을 정도이지만 본인의 개발 역량을 정체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큰 문제도 아닌 게 제가 그 친구에게 매일 말해주고 있는 것처럼 더 좋은, 이름 있는 개발 회사로 이직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일이 실제 일어나면 남아 있는 제가 좀 고생을 하거나 그게 싫으면 퇴사하고 제 일만 하게 되겠죠! 결국 이래저래 지금의 시점은 개발자들한테 유리하다는 결론만 남네요. 조건을 맞춰주면 이직하고, 힘들면 나가도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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