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월급을 받을 때와 퇴사 후 사업을 할 때의 차이는 정말 많이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 중의 하나가 바로 매출/수익에 관한 겁니다. 회사에서는 내가 뭘 하든 말든, 어떤 일을 많이 하든 말든 고정 수익이 있지만 회사를 나오는 순간부터는 고정 지출만이 있을 뿐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퇴사를 하고 사업을 시작한 나는 수익을 만들어 내기 위해 뭔가를 하겠죠. 하지만 뭘 한다고 하는 족족 수익이 발생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이게 사업을 계속할 수 있냐 없느냐의 가장 큰 분기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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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돈이다'라는 말은 사업에서도 적용이 됩니다. 가만히 있어도 비용이 발생하는데 시간이 흐르는만큼 나도 매출을 발생을 시켜야 그 고정비용이라도 충당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돈을 버는 건 고사하고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월급 받을 때만도 못한 상황이 되기 쉽습니다. 퇴사해서 회사에서 주는 월급만큼 돈을 벌어도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손해입니다. 무조건 회사 때보다 더 많이 벌어야 퇴사한 합당한 이유가 생기는 겁니다. 회사에서는 월급 말고도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여러 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복지, 안정감, 간판, 인맥, 경험, 경력, 인지도 등등 회사에서 내 것인 것처럼 사용한 것들을 다 포기하고 퇴사를 한 겁니다. 무조건 월급을 초과한 금액을 벌어야 사업을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에 집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멍 때리고, 게임하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심지어 술 먹고,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도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비용입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식사를 하고, 잠깐 담배를 피우고, 카페에서 쉬어도 내가 받을 월급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행동을 퇴사 후에 하면 모든 게 비용입니다. 내 돈이 나가고, 내 매출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내가 하는 일과 관련된 사람을 만나면서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거라고 해도 실제 계약을 맺거나 일을 함께 하지 않는 한은 마찬가지로 지출입니다. 내 통장에 돈이 들어와야 비로소 매출이 발생한 거고, 제대로 일을 한 겁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내가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음에도 더 큰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끼고 더 타이트하게 살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 다닐 때보다 더 일하면 일했지 덜 하지는 않습니다. 시간에 집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을 하고 있다는 점과 매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퇴사 후 사업을 함에 있어서 가장 크게 고려한 건 제 성향과 시간입니다. 회사에 다니면 남의 일을 해야 되고, 내 시간과 몸은 남의 회사에 묶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싫어서 퇴사를 했습니다. 그렇다고 내 시간과 몸이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퇴사를 한 지금도 여전히 제 몸과 시간은 묶여 있고, 끊임없이 집착하면서 효율적으로 보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단지 직장인 때와는 달리 오롯이 내 일을 위해서만 내 몸과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힘들고 짜증 나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견딜 수 있고, 즐겁게, 그리고 뿌듯해하면서 할 수 있는 겁니다.
나는 개발자의 경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고, 밖으로 돌아다니는 걸 싫어하며, 사람들과 많이 엮이고 싶어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사업을 해?"가 아니고 그럴 수 있는 사업을 찾아내거나 만들어 내는 겁니다. 퇴사해서 내 사업을 하는 데도 남들을 따라 하고, 남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습니다. 3자의 입장에서는 안될 이유. 잘못될 이유를 말하기가 제일 쉽습니다. 그러니 퇴사를 하고 싶다고 말만 하고, 계속 회사를 다니는 겁니다. 퇴사를 한 입장에서는 그런 사람들의 말을 듣고 고민하고,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남의 회사에서 남을 위해서 일하지 않기 위해 퇴사를 했으면 남의 눈치나 남의 평가는 무시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봐야죠. 그래서 되면 너무 좋은 거고, 안되면 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죠.
정답은 없습니다. 내 생각처럼 되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지출이 발생하고 있는 지금의 시간도 어떻게든 활용을 해야 되고, 뭔가를 해야 됩니다. 시간에 집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약속이 있는 날에는 애초에 약속 장소 근처에 카페로 출근해서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제 일을 하고 있으면 그 약속 장소에 상대방이 올 거고, 그럼 그때 일을 멈추고 그 사람과 약속에 해당하는 시간을 보내면 됩니다. 일하는 중간에 약속 시간에 맞추려고 시간을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일이 중간에 끊기지도 않습니다. 상대방이 약속 시간에 늦어도 상관없고, 빨리 와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그냥 내 일을 하러 약속 장소 근처에 있는 카페로 회사에 출근하듯이 갔고, 내 일을 하고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래저래 정신적으로는 건조해지지만 퇴사를 했고, 나이를 먹고 있고, 이 선택을 통해 잃은 것들이 있으니 멈출 수는 없습니다. 계속 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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