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다가 퇴사를 하고 사업을 하고 있는데 종종 퇴사한 회사의 일을 외주로 받아서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엮이는 게 싫어서 퇴사를 했는데 그렇게 하니 그 회사에 직원으로 있을 때보다 더 적은 명확한 하나의 일을, 더 많은 돈을 받고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퇴사한 순간부터 절대 회사에 취업하지 않을 거라고 결심했고, 최악의 상황이 되었어도 어저면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이전 직장으로 돌아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퇴사해서 사업 잘 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전 직장의 일을 외주로 받아서 하고 있는 겁니다. 여전히 회사와 엮여 있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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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같은 상황은 아닙니다. 회사에 직원으로 있을 때는 아무리 많은 일을 해도 그 대가는 월급으로 동일하지만 외주로 받으면 일의 범위나 기간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더도 덜도 말고 딱 그 정도만 해내면 됩니다. 회사에서는 일을 하는 동안에도 새로운 일을 들어오고, 일정도 계속해서 변동이 됩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외주를 맡은 개인/회사는 비용이나 일정을 더 요구할 거고, 그게 맞지 않는다면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회사를 다니는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를 꿈꾸는 이유일 겁니다.
퇴사한 사람에게 더 적은 일을, 더 많은 돈을 주고 맡기는 회사의 선택만 봐도 월급을 받고 일하는 직원들이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적으로 더 효율적인 거고, 반대로 말하면 직원들은 많은 기회비용을 놓치고 있는 겁니다. 물론 퇴사한다고 그 기회비용을 무조건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요즘에는 회사에서도 이런 직원들을 잡기 위해 엄청난 연봉과 복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이 좋고, 운이 좀 따른다면 회사에서도 만족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런 걸 제공하고도 회사는 더 큰 돈과 기회를 만들고 있다는 거죠. 내가 속한 분야에 따라서 파이에 크기는 당연히 다릅니다. 그러므로 저는 제가 속한 개발 분야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업을 하고 있는데 전 직장의 일을 외주로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건 취업이 아니라 제 사업 중의 하나가 외부 회사에 일을 맡아서 처리하는 것일 뿐입니다. 단지 그 외부 회사가 전 직장일 뿐입니다. 내가 속했던 회사라서, 그리고 회사는 나를 고용했던 입장에서 접점이 있을 뿐이었고, 회사는 어떤 상황에서 저한테 연락하기가 수월했을 뿐입니다. 게다가 적임자이기도 하고요. 왜? 내가 하던 일이니까...!!
회사 입장에서 비용이 좀 더 많이 든다는 거 빼고는 회사와 나 모두 윈윈이 되는 상황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알기 때문에 사람이나 일의 이해도에 대한 검증은 할 필요가 없고, 착수 작업이나 추가적인 미팅, 설명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서로 합의하고, 필요하면 계약서 작성하고 입금되면 바로 일 시작하는 겁니다. 만약 내가 그 회사의 직원이었다면? 그리고 내가 적임자인 일이 있었다면? 그냥 나는 아무런 조건 없이 그 일을 해야만 했을 겁니다. 회사에 있으면서 항상 퇴사를 바라고, 내 사업을 하고 싶어하지만 고정적인 수익을 포기하지 못하고 사업이 잘 되지 않았을 때의 리스크를 감수할 자신 혹은 의향이 없기 때문에 늘 생각으로만 끝이 납니다. 게다가 이런 결론이 내 삶에 있어서도 가장 안정적입니다. 물론 자신이 사업을 해서 더 잘 되면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그건 가능성이기 때문에 당장 측정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당장이라도 측정이 가능한 것들에 의해서 퇴사나 사업은 늘 포기되어 집니다.
하지만 퇴사해서 사업을 하고 있고, 그래서 의미있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상태에서는 직장인인 나와 사업자인 나를 절대적인 지표로 비교해 볼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전 직장의 외주 일도 하고 있으니 더 의미있는 비교도 가능합니다. 직장에서보다 더 작은 일을 하는데 단기간에 그 당시 월급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고 있습니다. 일이 꾸준하게 있지 않다는 점은 단점이지만 애초에 퇴사한 회사와 이런 관계가 될 줄도 몰랐고, 먼저 아쉬운 소리를 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꾸준하지 않더라도 의미있는 수익이 발생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입니다. 내가 계속 그 회사의 직원이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던 상황이고, 발생하지 않았을 수익입니다. 게다가 나는 이 외주 일 말고도 내 본 사업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 외의 수익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떠한 기준으로 비교해도 퇴사해서 사업하고 있는 지금의 내가 더 결과가 좋습니다. 퇴사해서 전 직장의 일을 부업으로 하고 있는 겁니다.
회사의 장점은 고정 수익이 있다는 점이고, 이것때문에 퇴사를 쉽게 못합니다. 거기에 최근의 개발자들처럼 연봉이라도 높아지면 퇴사는 점점 더 먼 나라의 일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이런 회사를 부업으로 혹은 취미로 할 수 있다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최근에 많은 직장인들이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 사장보다 더 좋은 차를 끌고, 상사한테도 아쉬운 소리하지 않는 직장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회사에 다니면 부업을 한다거나 사업자를 내면 안 된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건 맞는 말일 겁니다.
그런데??? 그래서???
계속 회사 말만 잘 듣고 있을 건가요? 이렇게나 기회가 많은데...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부러워 하고 있잖아요? 단지 귀찮고 무섭고 방법을 몰라서 안하고 있을 뿐입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가상화폐에 투자하면서, 또 로또를 사면서 항상 이것만 대박나면 회사 그만 둔다고 생각하시잖아요? 한방, 한탕을 바라지 마시고, 장기적으로 준비하시고, 또 너무 준비만 하지 마시고 실제로 막 해보시라는 거죠. 그리고 이런 것들은 퇴사 후에 하는 것보다 회사 다니면서 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합니다. 왜? 고정 수익이 있으니까요. 사업을 하면서 실패하는 이유는 무조건 돈 때문입니다. 고정 수익이 없는데 지출만 늘어나니 어떻게 버팁니까... 회사에 다니면서 다른 거 할 시간 없다 바쁘다 이런 말은 다 거짓말인게 자는 시간, 술 먹는 시간, 게임하는 시간, TV 보는 시간 줄여서 뭐라도 할라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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