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한 CEO의 소소한 이야기들

투자 / 사업 / 마케팅 / IT / 개발 / Creator

IT

일도 안하고, 일정도 지키지 않는 외국계 회사가 있다니...

sosoceo 2023. 4. 8. 12:50
반응형

제목을 써놓고 생각해 보니 외국계 회사이든 아니든 기업 간의 계약을 지키지 않는 건 정말 기본도 안 되는 행위입니다. 최선을 다했어도 계약 내용을 일정 내에 완수하지 못했다면 그거 자체로 분명 잘못인데 계약 관련 일 자체를 제대로 하려고도 안 했다면 그런 회사는 솔직히 사업하면 안 됩니다. 그럼에도 제가 외국계 회사가 계약 사항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놀랐던 건 어떻게 일을 그렇게 하면서 타국에 지사와 현지 직원까지 있을까라는 의문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제가 지금 말하는 그 외국계 회사는 대놓고 일을 하지 않았고, 그냥 회사적 자체적으로도 방관을 했습니다. 당연히 회사가 그렇게 선택을 했고, 관리자 또한 그러니 그 회사의 직원들에 일하는 방식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제가 재직중이거나 다녔던 회사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 회사에 취업을 해서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하는 초년생 한 분을 컨설팅하면서 알게 된 회사의 이야기입니다. 일단 그분은 입사 1년이 된 시점에 그 회사에 퇴사 의사를 전달한 상황이고, 2주 뒤에 퇴사를 할 예정입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7548/clips/196

 

직원, 관리자 모두가 일을 하지 않는 회사가 있었다니!!! 그것도 글로벌 회사가!! - (1 of 2) (by SoSoCE

배우는 게 없으면 나가는 게 맞다?! 월급은 잘 나오니 다니는 게 맞다!?

audioclip.naver.com

시작부터 신기했던 입사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작년 입사 때부터 이상하기는 했습니다.

 

1. IT 비전공자 출신의 6개월 남짓한 개발 경력이 전부인 신입을 영어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해외 개발자 관리를 맡겼다.

2. 그런 신입 개발자를 사수도 없는 상태로 회사 솔루션의 설계까지 맡겼다.

3. 그런 신입 개발자에게 일만 맡기고, 누구도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고, 그렇다고 누구도 그런 신입 개발자의 의도대로 일해준 것도 아니었다.

4. 같은 회사 사람들이지만 타사 사람들끼리 일하는 것처럼 폐쇄적이고, 비협조적이었다.

5.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없었다.

6. 책임 전가와 자기 합리화가 팽배한 조직이었다.

 

어찌 보면 국내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중소기업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 큰 차이점 하나가 있습니다. 제가 말한 외국계 회사는 실제로 일도 하지 않고, 계약을 맺은 일도 제대로 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유일하게 6년 동안 다녔던 회사도 정치와 책임 전가, 일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의 기저에는 자신이 맡은 일만은 일정 내에 제대로 해내겠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고, 실제로 그러기 위해서 야근/주말출근/휴가반납이 흔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을 하면서 티격태격하던 사람들도 일이 끝나고 술자리를 가지며 서로 서운한 걸 이야기하며 풀고 그 이후에는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일을 했고요. 분명 남이지만 같은 회사 동료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타사 사람들과는 분명 다르게 대하면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회사/동료구나라는 걸 충분히 알 수 있는 그런 조직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앞에서 말한 글로벌 회사라는 곳은 회사 문화가 그런 건지 아니면 서로 다른 나라 사람이라 그런 건지 그것도 아니면 원격으로 일을 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그냥 다른 회사 사람들인 것처럼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다 못해 본사/지사, 그룹/부서 간에 그런 것도 아니고 개인과 개인들끼리마저도 그러니 이 회사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반응형

 

당연히 저한테 컨설팅을 받는 분은 경력/실력/경험 모두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뭐 하나 해결되는 거 없이 일만 쌓이면서 계속 저한테 한탄하고,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퇴사까지 하게 된 겁니다. 처음에는 저도 '원래 그런게 회사다', '어디 가도 똑같다', '그런 과정에서도 배우는 게 있다', '이런 상황도 겪어봐서 나쁠 건 없다'라고 하면서 좀 더 다녀보는 걸 추천했지만 이제는 얼른 퇴사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회사가 한국의 대형 기업과 계약을 맺고, 그 일을 하는 과정을 계속 들어오다가 이제는 그 일을 해낼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이 되는 모든 과정을 보고 나니 저한테 컨설팅을 받는 그분이 더 이상 그 회사에 다니는 걸 방관할 수가 없게 된 겁니다. 1년 동안의 경험은 분명 그분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이 이상으로 그런 조직에 머물렀다가는 당연히 그분도 그 조직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에 길들여질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사자도 자신의 실력과 경력,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다닐 이유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글로벌 회사라는 곳에서 이렇게 회사 간의 계약을 동네 어린 아이들의 장난스러운 약속처럼 취급할 수 있는지 너무 신기했습니다. 이렇게 일을 하는데도 타국에 지사까지 두는 회사라니... 한국에서의 일 규모 자체가 득보다 실이 많거나 볼륨이 너무 작거나 아니면 이 정도의 계약은 무시해도 될 만큼 자본력이 탄탄한 큰 회사이거나... 제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해 볼 수밖에 없네요...

 

너무나도 당연한 선택 - 퇴사

그런 회사, 그런 문화, 그런 동료가 있는 곳에서 신입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곳에 맞춰 나가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곳에서 나오는 게 맞지요. 저한테 배우고, 컨설팅을 받는 분들한테 어디라도 입사하라고 말은 해봤지만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나오라고 말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게다가 저는 신입분들이 좀만 힘들면 이직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런 회사에 다니는 분한테까지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최근 반년동안은 그분이 회사에서 혼자 할 수 없는 일들을 제가 가이드해 주는 방식으로 도움을 드리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그분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대화나 반응,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관리하는 관리자와 회사의 모습을 자세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와... 이건 뭔가 잘못된 조직이다....

728x90

그때부터는 무책임하게 나오는 회사와 동료에 대한 대응 방식, 깔끔한 퇴사와 인수인계 등 저한테 컨설팅 받는 분의 상황과 역량, 담당에 맞는 선택과 결정에 더 초점을 맞춰서 컨설팅을 진행했습니다. 무조건 'YES'하거나 화를 내지 않거나 참으면서 착한 사람 역할을 하는 게 일을 잘하는 게 아니니까요.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거나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사람들,

 

회사에서는 주는 월급의 이유, 또 자신이 남들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는 이유를 모르거나 알면서 무시하는 사람들,

 

일이 되게 하는 게 아니고 일이 일정 내에 되든 안되든 자신이 할 일을 줄이는 거에만 혈안이 된 사람들

 

등등 지금 당자의 편의를 위해서 직장인으로서의 자신의 미래를 파는 일을 신입때부터 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그렇게 계속 안정적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고, 또 그것에 불만이 없다면 계속 그렇게 다니면 됩니다. 하지만 당사자도 원치 않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퇴사가 답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너무나도 뻔한 이야기들이 펼쳐졌습니다. '좀만 더 다녀달라',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건 어떠냐', '연봉 올려줄게'와 같은 것들...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회사 자체적으로 일을 이상하게 하는 상황에서 다른 부서에서 다른 일을 한들 뭐가 다를까 싶습니다. 물론 이직이 쉽지 않다면 다른 부서에서 일을 하는 것과 연봉을 올리는 것 또한 대안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내용도 컨설팅을 받는 분에게 이야기를 해줬고, 결국 그분의 판단은 퇴사였습니다. 이 선택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 어쨌든 지금의 회사 자체가 너무 별로이기는 하니까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