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한 CEO의 소소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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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하지 않게 개발자가 된 공돌이

sosoceo 2022. 4. 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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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입학하고 성적에 맞춰서 선택한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고, 취업 자체에 커다란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대안으로 사업이라는 걸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역을 하고 휴학과 복학을 두 번 반복하고 나니 어느새 20대 후반에 근접해 있었고, 남들처럼 학교 졸업을 해서 취업하는 거 말고는 어떠한 대안도 남아 있지 않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친척 분이 운영하시는 중소 SI 개발 회사에 입사를 하고, 학교와 회사를 2년 병행하니 사업한다고 휴학해서 깝죽거리던 2년의 시간이 메꿔졌고, 그렇게 남들이 취업할 때 나도 취업하는 행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780825?e=24331663 

 

개발 1도 관심 없었던 공돌이가 운 좋게 개발자가 된 과정

삼촌 감사합니다 ㅠ.ㅠ 늦게 올린 건 죄송합니다 ㅠ.ㅠ

www.podbbang.com

 

하지만 그때는 이걸 행운이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애초에 개발에 관심도 없었고, 여전히 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했으니까요. 단지 능력도, 센스도 없는 나이만 많은 백수가 될 수는 없어서 죽었다 생각하고 회사에 입사를 한 겁니다. 게다가 그 당시는 반도체, 자동차, 기계, 선반과 같은 제조업 대기업에 입사하는 게 최고였던 시기였고, 소프트웨어/개발 분야는 박봉과 야근만 많고, 게임 좋아하는 애들이 가거나 아는 사람들만 아는 프로그램 언어로 컴퓨터에서 뭘 만드는 좀 신기한 애들이 가는 그런 전공쯤으로 인식되던 시기였습니다. 개발자 처우도 절대적으로 좋지 않았고요... 그런 분야의 그것도 중소기업에 낙하산으로 취업을 한 거니 그 당시 저는 어떤 욕심도, 계획도 없이, 늙은 백수가 되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그 회사에 입사를 했을 뿐입니다. 간단하게 제 목표나 이상과 같은 개인적인 사치는 접고 나중을 기약해 보기로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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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황이 재미있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세상이 완전 바뀌기 시작한 겁니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뀐 건 아니지만 정말 굉장한 속도로 바뀌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너도 나도 개발 전공을 하고 있고, 비 전공자도 넘어오고 있으며, 회사치고 개발자 없는 회사가 없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회사는 대부분 개발 회사이거나 개발을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 취준생들의 꿈의 기업과 지금 취준생들의 꿈의 기업은 완전히 바뀌었고, 그 기업들도 당연히 개발 회사입니다. 개발자 초봉이 제가 중소기업 다닐 때 부장이 받던 연봉보다 훨씬 높고, 이름 있는 빅테크 기업들은 개발자 인력 확보를 위해 연봉과 복지를 끊임없이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말 개발 기술/경력만 있으면 취업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개발 분야가 이렇게 되기 제 의지가 아닌 친척의 권유로 이 직종에 낙하산으로 진입해서 돈을 받으며 그 개발 기술을 배우며 일할 수 있었던 건 지금 생각해 보면 이건 완전 천운이었습니다. 결국 제 선택과 결정이 아닌 운으로 대세가 되는 개발 분야에 진입하게 되었고, 그 덕분에 그렇게 원하던 사업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개발 분야와 엮이지 않았었다면 저는 아마도 사업이 하고 싶지만 못하고 있는 직장인이었거나 백수였을 겁니다. 그래서 두 번의 휴학 후에 결국 다시 복학을 했을 때 고집 부리지 않고, 빨리 체념한 후 바로 친척 분의 제안을 받아들여 개발 회사에 취업을 한 제 자신에게 감사하고 있고, 가족 중의 개발 회사 대표님이 있었던 거에 대해서도 정말 엄청난 행운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행운은 내가 만들어 내는 거라고는 하지만 결국 따져보면 인연이나 인맥, 우연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는 기회나 상황을 잡기 위한 기약 없는 기다림 혹은 발버둥을 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그런데 딱히 기다리거나 발버둥을 친 것도 아닌 나를 주변에서 먼저, 그것도 개발 분야로 인도해 준 분이 있었으니 제 입장에서는 이건 정말 행운 말고는 더 적합한 표현이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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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다른 회사의 취업을 시도해 보지도 않고, IT계의 3D로 불리는 SI 개발 회사... 그것도 박봉인 중소 기업을 첫 회사로 선택했으니 주변은 물론 저 조차도 사회로의 첫 진입부터 꼬인 거라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개발 분야 자체가 대세가 되었으니 더 바랄 게 없는 상황이지만요. 그런데 그 SI 중소 개발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도 제게는 많은 운이 따랐습니다. 단순히 개발 분야에 진입한 걸 떠나서 그 개발 분야에서도 핫하거나 현재 많은 사람들과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과 환경을 퇴사할 때까지 접하고 배울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때 회사에서 배운 것들은 퇴사하고 사업을 하는 분야가 개발 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저에게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회사에서 배운 기술과 경력 덕분에 지금까지 사업을 해올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 때 사업을 하려다가 잘 되지 않아서 포기하고 친척 손에 의해 입사한 회사 덕분에 결국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취업 생각이 없던 대학생이 다 체념하고 남들은 쳐다보지도 않는 회사에 입사했을 때 이게 이런 운으로 작용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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