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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개발자가 아닌 개발자가 필요한 이유

sosoceo 2022. 1. 2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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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사를 입사했을 때부터 과장 이전에 무조건 퇴사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직 경험이 없습니다. 대학교 졸업 후 첫 입사한 회사에 6~7년 다니다가 퇴사한 후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여기에 코로나/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도입하기 시작한 겁니다. 덕분에 내 사업은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시간만을 할애해서 다른 스타트업 일까지 병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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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하지 않는 개발자가 필요한 이유 (by SoSoCEO - 사업하는 개발자)

모두가 개발만 하는 상황보다는 개발자가 아니었던 사람이라도 리딩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지만 이왕이면 개발했던 사람이 리딩을 하는 게 더 좋겠죠! 그리고 그 개발자는 직접 개발을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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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개발자가 아닌 개발 관리자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입사 전부터 개발보다는 다른 개발자들을 관리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춰서 일하려고 마음먹었고, 계약한 회사에서도 그걸 원했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정규직으로 일하다가 퇴사한 회사에서 개발자로만 일을 해봤기 때문에 뭔가 개발을 하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은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좀 찝찝했던 게 사실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당시 저는 아직도 개발자의 마인드와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 회사와이 계약이 끝나고 일주일 1~2회만 일을 해도 스타트업에서 나를 필요로 할 곳이 있을 거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4개월 정도 한 출판사의 IT 사내 교육을 맡았었고, 또 다른 스타트업과 관리자로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마음 편히 개발에 손을 떼고, 관리자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IT 경험이 없는 분들이 대표로 있는 스타트업 회사에서는 개발자를 구하고, 개발 작업을 하는 것도 난제이지만 그 개발자와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건 더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개발자 한 명을 구해도 그 한 명의 개발자와 협의하고, 일을 진행하는 것도 비 IT 출신의 대표님들에게는 너무너무 어려웠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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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회사 한 번 경험했다고, 알게 된 사실입니다. 대표님과 개발자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고, 회사에서 개발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대응책을 제시하고, 개발자들에게 일을 배분해줄 수만 있다면 대표/회사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2일만 출근하는 저에게 매달 고정비를 지출할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겁니다. 거기에 일정까지 잘 지켜주고, 사람들과도 잘 지낸다면 회사가 단기간에 엄청난 성장을 하지 않는 한은 저와 재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개발자가 대다수인 회사에서만 일을 하다가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이 더 많은 회사에서 일을 해보니 개발자들에게는 너무 기초적인 거라서 당연하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절대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정확하게는 개발자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죽을 때까지도 알 수 없을 내용들인 겁니다. 그러다 보니 개발 회사에 다닐 때보다 더 적은 시간을 일하고, 업무 강도도 높지 않은데 그때보다 더 높은 급여와 워라벨이 보장이 됩니다. 

 

개발자의 입장에서도 가능한 이야기이고, 개발자와 개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발자가 개발을 하지 않는다고 개발자가 아닌 게 아니고, 일을 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괜히 PL이 있고, PM이 있겠습니까? 개발 작업과 기술에 더 비중을 두고 일하는 사람들만 있으면 모두가 다른 결과를 향해 나아가고 있을 수도 있고, 일정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으며, 어떤 치명적인 혹은 특수한 장애나 문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작업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개발자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의 사용 때문에 원만하게 대화가 이뤄지지 않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잡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개발자 한 명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겁니다. 특히나 개발 관련 이슈나 일정, 작업에 대해서 대화를 할 때 대표님들은 엄청난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개발자들끼리도 대화를 하다 보면 무슨 말인가 싶은 말들이 많은데 전공/활동 분야 자체가 다른 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거죠. 개발자가 한 명씩 늘어나면 그 정도는 더 심해지고 나중에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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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을 예방하고, 평소에도 원활하게 일을 할 수 있게 하며, 개발 관련 이슈가 생겼을 때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스타트업에서 개발 관리자로 일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개발도 여러 분야가 있기 때문에 아무 곳에서나 그렇게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활동했던 분야여야 하겠죠! 

 

며칠 전에 개발자 한 명이 출근을 하지 못했고, 일정이 촉박한 게 있어서 제가 하루 개발 작업을 했었습니다. 하고 난 후에 결론은 '아 난 다시는 개발하면 안되겠구나...'였습니다. 이유는 저도 개발자였던지라 개발 작업을 하면 다시 개발자의 본성이 깨어나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무관심해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기술에 집착하고, 그러면서 예민해지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일은 하지도 않고.... 관리자로서 밑의 개발자들이 하지 않게 하고, 적정선에서 끊어 주어야 될 행동들을 제가 하고 있던 겁니다. 물론 그럴 거라고는 예상했습니다. 퇴사하기 전의 6년을 그렇게 일을 했었으니까요. 단 하루였지만 정말 오랜만에 개발 작업을 해보니 다시 SI 중소기업에 다니던 그 시절의 저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일단 저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하는 일이 본업이 아닙니다. 분명 저는 제 사업을 하고 있는 개인 사업자입니다. 그리고 개발도 이제는 저의 핵심 역량이 아닙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개발 스킬도 하향 추세에 있는 것들입니다. 가장 많은 자원을 할애해아하는 곳은 계약을 맺은 스타트업이 아닌 바로 제 일, 제 사업입니다. 일을 도와주고 있는 스타트업 회사에서는 무조건 관리만 하는 선에서 계약을 맺었고, 저도 그래야만 계약을 할 수 있다고 첫날 대표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회사는 동의했고, 저도 제 사업에 지장이 안 가는 선에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계약을 한 겁니다. 절대 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퇴사를 해서 약간은 기형적인 주변 여건 덕분에 최소한의 자원만 투자해도 회사다닐 때보다 더 높은 월급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 돈 때문에 제 사업을 포기할리는 없습니다. 철저하게 본업은 내 사업이고, 남의 회사의 일은 부업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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