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한 CEO의 소소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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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받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다

sosoceo 2022. 1. 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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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쉽게 바뀌지는 않지만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서 일단 한 번 바뀌면 어떻게든 적응해 가는 게 사람이기도 합니다. 같은 진학/입학/졸업이라고 하더라도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일 때가 다르고, 입사, 이직, 퇴사할 때가 또 다릅니다. 그리고 이렇게 큰 변화가 아니고, 동일한 상황에서 내 직급이나 부서, 거주지만 바뀌어도 일상에 많은 변화가 생깁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7548/clips/77 

 

퇴사하고 사업하던 전직 개발자가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개발을 배우게 되다 (by SoSoCEO - 사업하

나름 10년 차 개발자가 이제 와서 왜 이전과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개발을 새로 배우게 됐을까요? 그런데 왜 또 재미있는 건데 ㅎㅎ

audioclip.naver.com

 

퇴사를 한 시점부터 저는 직원에서 개인 사업자가 되었습니다. 고정적인 수입도 사라졌고, 일을 하다 실수를 하면 그 책임은 제가 다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4년이 흘렀고, 이제는 그럴 일이 없을 줄 알았던 재미있는 변화가 일어 났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다른 회사에 직원으로 일을 하게 되어 다시 개발자로 일을 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정확하게 말하면 개발자가 아니라 개발 관리자입니다. 그 회사에서는 CTO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저는 이 명칭은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네요... 개발자로 월급을 받으며 개발 중소기업을 6년 정도 다녔었는데 그 기간 동안에도 팀을 제대로 리드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업한다고 퇴사하고 나서야 개발자들을 관리하는 관리자로 스타트업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관련 글 : 6년 넘게 출퇴근을 하며, 내 시간과 능력을 돈과 교환했던 직장인]

 

직접적으로 개발을 하지는 않습니다. 메인 개발자들을 관리할 뿐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까지 1년 사이에 두 곳의 스타트업 회사에서 이런 식으로 계약직으로 개발 관리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것이지만 상황과 입장이 다르니 많은 것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제가 개발자일 때와 관리자일 때가 다르고, 정규직일 때와 계약직일 때가 다르고, 계약한 회사의 일만 할 때와 저처럼 제 사업을 하면서 다른 회사의 일을 할 때가 또 다릅니다. 고정적인 수입이 생긴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도 관리해야 된다는 점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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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개발을 시작하다

그렇게 일을 한 지 3주 정도 지났습니다. 직접적으로 개발을 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제가 회사에서 개발을 할 때와는 개발 기술도, 개발 방법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리딩을 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어느 정도는 새로운 개발 환경과 방법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퇴사하고 4년 만에 새로운 개발 언어와 환경, 개발 툴을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직원이었을 때 회사에서 담당하던 백엔드 영역이 아니고 프론트 엔드 영역의 개발입니다. 쉽게 말해서 해보지 않은 다른 영역의 개발을 하게 된 겁니다. 계약한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진부터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고, 스타트업 회사와의 계약이라는 계기로 시작을 하게 된 겁니다. 제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습니다. 돈도 벌고, 공부도 하고...!

 

그렇다고 해도 관리가 주된 역할이기 때문에 공부만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건드려 보기 시작했다는 거 자체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점점 익숙해지면 저는 새로운 개발 기술과 환경, 지식을 얻게 되고, 이 것들은 제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런 것들을 돈을 받으면서 익히고 있는 겁니다.

 

백엔드 -> 프론트

직장인(개발) -> 사업자

사업자 -> 직장인(관리자, 내 사업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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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들여 혼자 공부를 하고, 서적이나 교육 기관에 자비를 들여 배우는 것도 방법이지만 남의 회사에 시간은 할애를 하지만 그 대가로 돈을 받고, 기술을 배우고 경력을 쌓는 건 더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퇴사를 한 이유인 제 일, 제 사업을 접은 것도 아닙니다. 제 사업은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애초에 관리자로 스타트업 회사에 취업을 한 건 수익이  발생해서가 아니라 그 계약한 회사에 최소한의 시간만을 할애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데 기술도 배우고, 고정 수익도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회사의 고정적인 수익이 간절했다면 사업을 접고, 정규직으로 취업을 했겠죠... 요즘에 개발자는 취업도 잘 되는데... 괜히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고, "계약직"을 선택한 게 아닙니다. 스타트업은 개발자를 고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발 경력이 있는 제가 유리한 입장에서 계약을 할 수 있고, 계약직이기 때문에 정규직처럼 회사에 종속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물론, 저와 계약한 회사도 서로가 서로를 쉽게 손절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목적은 자신의 일이지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계약을 맺은 건 아닙니다. 서로가 서로를 철저하게 이용할 뿐입니다. 

 

경력과 기술만 있다면 돈을 받는 입장에서도 얼마든지 회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항상 을의 입장에서 회사와 계약을 맺을 필요가 없는 겁니다. 일단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받는 내 입장에서 돈이 아쉬워서는 안 됩니다. 그 말은 만약 남의 회사에서 주는 월급이 내 수익의 전부라면 회사와의 계약에서 나는 을이 되기 쉽다는 겁니다. 당장 낼 카드 값, 월세, 공과금 때문에 단 한 달의 월급 공백도 허용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나는 회사와의 관계에서 항상 을이 될 겁니다. 하지만 최소 직장인만큼의 수익이 내 사업, 혹은 내 시스템, 내 파이프 라인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면 취업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됩니다. 그때는 실제로 내가 많이 부족해도 회사와의 관계에서 스스로 '을'을 자처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회사와의 첫 만남에서 '난 이런 상황이고, 이렇지 않으면 이 회사에서 일할 수 없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동의하면 일하고, 안 되면 나는 계속하던 거 하면 됩니다.

 

 

적어도 스타트업 회사에서는 현재 개발자가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개발자들한테는 좀 더 유리한 상황인 것도 사실입니다. 거기에 나만의 비즈니스 모델이 있고,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면 회사 취업이라는 것도 사업으로써 나쁘지 않은 또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저는 스타트업 회사와 계약을 맺고 월급을 받고 있는 게 아니고, 내 비즈니스 모델 중의 하나로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직접 몸으로 뛰는 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돈을 받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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