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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개발 회사에서 사수와 부사수의 관계

sosoceo 2022. 2. 1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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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취업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께서 많이 궁금해하는 내용 중의 하나가 바로 선임의 유무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사수와 부사수라는 표현을 빌리자면 부사수(신입)로 취업을 하는 입장에서 자신을 이끌어 줄 사수의 유무에 따른 장단점에 대해서 문의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확히는 사수가 없는 회사에 입사하는 경우 자신이 얼마나 고생을 할지, 일을 배우는 데 있어서 얼마나 불이익이 있는지를 따져 보는 거죠.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7548/clips/88

 

스타트업 개발 회사에서 이상적인 사수와 부사수의 모습 (by SoSoCEO - 사업하는 개발자)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audioclip.naver.com

 

SI 중소 기업에 다니면서 신입 때 사수 없이 혼자 프로젝트에 파견을 나가 2년 넘게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고생스러웠습니다. 그 당시에는 고생스러운 걸 당연하게 여기고 일할 의욕이 넘쳤기 때문에 그 상황에 대해서 불만이나 의문은 없습니다. 회사에서 돈 받고 일하는 입장에서 편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퇴사를 한 지금도 종종 이전 회사에서 일 좀 하라고 연락이 오지만 어떤 일인지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초반에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전 직장의 일은 하지 않으면서 다른 스타트업 회사 일은 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이라는 이유는 핑계에 불과합니다. 정확히는 일 자체가 힘들고 시간을 상상을 초월하게 많이 할애해야 되며, 영혼이 털리는 일이기 때문에 거절하는 겁니다. 이런 일을 사수 없이 혼자 파견을 간다면 맨 몸으로 정글 한가운데 떨어지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 시간들 덕분에 개발 전공도 아닌 입장에서 단기간에 돈 받으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던 행운의 시간이었던 것도 맞습니다. 신입이 혼자 파견 나가서 너무너무 고생스러웠지만 그 덕분에 살아(?) 남기 위해 일주일 내내 삽질하면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문제를 해결하면서 많은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새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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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사수가 없이 일하는 것을 추천하는 건 아닙니다. 어차피 바꿀 수 없는 상황이면 그 상황에서 최선의 것들을 얻는 게 맞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면서 모르던 것들을 배우고, 월급을 받았을 뿐입니다. 만약 사수가 있었다면 업무 강도가 현저하게 낮아졌을 거고, 배우는 것도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배워 나갈 수 있었을 겁니다. 또한 협업을 하면서 문서/협의/일정/설계 등 비 개발적인 것들도 많이 배울 수 있었을 거고요. 개발자였지만 현재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 개발적인 것들이 더 도움이 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7년이라는 직장 생활 동안 3년 가까운 시간을 혼자 일했던 점은 지금도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비 개발적인 것들이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지금 스타트업 회사에서 개발 팀의 관리자로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스타트업 회사에서 다시 개발을 하기에는 퇴사한 4년 동안 너무 개발과 거리를 두고 있었고, 그 사이에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나왔으며, 실제로 지금의 개발자들이 일을 할 때 사용하는 기술과 환경 등이 저 때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스타트업 회사에서 개발 관리자로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제가 직접 개발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개발을 하는 친구는 따로 있고, 저는 대표님들과 회의를 하며 설득하고, 요청하고, 설명하며 일정을 잡고, 설계를 하고, 개발 작업 지시를 합니다. 이때 당연히 개발 지식이 있으면 도움이 되지만 아까도 말씀드 린 것처럼 지금의 기술들은 제가 사용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7년이라는 경력과 경험, 노하우 덕에 한 스타트업 회사에서 개발을 하지 않고도 개발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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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기 때문에 팀이라고 해봐야 개발자는 저까지 두 명일 뿐입니다. 항상 돈이 부족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개발 인력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없지만 시간도 부족한 스타트업은 항상 개발자들한테 결과에 대해 압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개발자들, 특히나 신입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많은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해결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화려한 언변을 가진 대표님들을 말로써 설득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일은 계속 쌓이고, 압박은 더 심해지는 겁니다. 제가 회사에 다닐 때 혼자 파견을 나가는 걸 정글에 혼자 떨어진다고 표현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런데 이때 사수가 있어서 이런 상황들을 정리해 주고, 신입인 자신이 윗 분들과 직접 대화를 하지 않게 해주고, 심지어 자신의 의견을 대변해 주고, 일정을 제시해주고, 어려울 때 도움도 받을 수 있으면 그 사수가 개발을 전혀 하지 않더라도 부사수에게는 정말 엄청난 도움이 되는 겁니다. 이때 그 부사수가 개발에 욕심이 많다면 상황은 훨씬 더 좋아집니다. 부사수는 자신이 하고 싶은 개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사수 입장에서는 자신이 일을 직접 개발을 하지 않아도 일(프로젝트)이 진행되기 때문에 대표님들한테 마음껏 썰(?)을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 회사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내가 직접 개발을 하지 않아도 개발 관련 이슈가 해결되는 걸 겪을 때마다 직접 개발자로 일을 할 때와는 다른 희열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개발을 하지 않고 부사수한테만 일을 시키는 약간의 미안함 정도?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신입 개발자들이 개발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고 스타트업에 입사를 하기 때문에 일정이나 문서 작성, 협의 같은 비 개발적인 일에서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신이 할 수 있거나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개발 일이 많은 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큰 불만이 없습니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많은 경험과 공부가 필요한 신입 개발자이고, 자신한테 일을 주는 저는 관리자이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관리자는 직접 개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신입 개발자들은 애초에 그런 부분에 대한 의심 자체가 없습니다. 물론 관리자라고 해도 그 정도가 심하면 신입 개발자라고 해도 불만이 쌓이겠지만 적어도 저는 그럴 의도는 없습니다. 개발 일을 주면서도 저는 제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부사수가 일을 함에 있어서 어려움이 없도록 일정과 일의 볼륨을 결정하면서 지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씩 성취를 하게 해주는 식의 패턴이 반복이 되면서 일이 진척이 되는 거고, 나아가 프로젝트가 일정 내에 문제없이 완료가 되는 겁니다.

 

사수와 부사수도 결국 사람간의 관계이고, 특히나 회사라는 조직 내의 관계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사람이 많고 적음의 문제는 아닙니다. 결국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떻게 리딩을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런 일을 매일 같이 함에 있어서 서로의 일하는 방식이나 성향이 잘 맞으면 인원이 적어도 일이 되는 겁니다. 반대되는 경우에는 개발자들은 시간 낭비,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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